[제357호 3/25] 난간대 보양커버, 이대로 좋은가?? [유리 열파손 예방을 위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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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고 날이 풀릴 즈음이면 유리 업계는 열파손 이슈로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한 겨울 결로와 관련된 불만이 점차 사그라드나 싶으면 여지없이 담당자를 정신없게 만드는 이슈 중 하나이다.
열깨짐이라고도 불리우는 열파손은 복층유리 면방향의 불균일한 온도분포로 인해 외부의 충격이 없이 유리가 저절로 깨지는 현상을 말한다. ‘저절로’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가시적인 충격이 아닌 열에 의한 충격이 가해졌다고 볼 수 있으니 엄밀히 말하면 ‘저절로’는 잘못된 표현이 아닌가 싶다.
해외사의 자료에 의하면 유리에 온도 편차가 생길 경우 1℃ 상승 시마다 0.62MPa의 변형 응력을 받게 된다고 한다.(viridian techdirect : thermal stress & glass strength) 일반적으로 비강화 플로트 유리의 허용열응력을 18MPa 정도로 보므로, 한장의 유리 내에서 29℃ 이상의 온도 차이가 생기면 열파손이 발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유리 표면에 결함이 없고 엣지부 클린컷이라는 조건이 덧붙는다. 조개피나 Shark Teeth 등 절단면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을 경우는 – 유리 내부에 형성된 응력이 작아지므로 – 더 낮은 온도 편차 조건에서도 파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리의 열파손은 복층유리를 제조하는 공장에서도, 시공중인 현장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준공 후 입주해서 생활하고 있는 집에서도 열파손이 발생하곤 한다. 이러한 여러 상황 중에서 한번 발생할 경우 다수의 열파손이 생기곤 하는 시공 중인 현장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열파손을 유발하는 1차적 원인은 불균일한 복층유리 내 온도편차(중앙부 고온 및 가장자리부 저온 _ 반대의 경우는 극히 드물다)에 기인하지만, 그 1차적 원인에 의한 파손을 촉발하는 부수적인 요인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출처 : AGC 社 기술자료집

현장에 시공되는 복층유리의 제조단계별로 열파손을 가중하는 요인을 내포할 수 있지만, 실제적 파손을 유발하는 원인은 복층유리 전면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온도 불균형이므로, 본 칼럼에서는 이러한 온도불균형을 조금이라도 줄여서 열파손 비율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상기 계산식은 유리의 열파손 영향도를 검토할 때 사용된다. 유리의 면적이나 커튼의 종류와 거리에 다른 계수를 곱하여 유리에 발생하는 열응력을 검토하는데, 여기서 주의 깊게 보아야할 계수가 그림자 계수이다. 아래의 표는 그림자의 형태별 계수를 나타내었다. 주어진 환경의 계수값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그림자가 없는 경우의 계수를 1.0으로 두고 그림자 영향도에 따라 계수값이 커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계수값이 커진다는 의미는 유리에 발생하는 열응력이 커짐으로 인해 열파손이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그림자의 영향이 없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30% 이상의 열파손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아파트 시공현장에서 적게는 20~30조, 많게는 400~500조 열파손이 발생되었다는 사유로 당 팀에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공중인 환경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철제 난간대 보양을 위한 커버가 씌워져 있다. 열파손은 입면 분할창이나 난간대 일체형 창호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열파손이 많이 발생하는 타잎은 입면이 분할되지 않은 일반적인 이중창 타잎이다. 이러한 이중창은 철제 난간대가 설치되어야 하고, 상부에서 떨어질 수 있는 콘크리트나 기타의 낙하 오염물로부터 난간대를 보호하기 위해 보양커버를 씌워 놓는다. 파손이 시작되는 지점도 하부로부터 1,000~1,200mm 지점이 가장 많다. 이 위치는 보양커버에 의해 그림자가 생긴 부분과 태양빛을 직접 받는 부위의 경계선이다. 태양 복사에너지를 직접적으로 받는 상부와 난간대 보양커버에 의해 그늘진 하부쪽의 온도편차가 열파손을 발생시키기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준것이다. 입면이 분할된 창이나 유리 난간대 일체형 창호는 유리가 난간대 역할을 하므로 보양커버가 씌워지지 않는다.
올 봄, 몇 곳의 아파트 건설현장을 다니며 보양커버가 씌워진 그늘 부분과, 상부의 커버로 가려지지 않는 부분의 온도를 측정해보았다. 측정 당일 평균 기온은 영상 2.4℃, 측정 시각은 오후 4시 경이며, 유리사양은 22T 그린로이였다. (온도 조사를 진행했던 두 현장 모두 다행히 열깨짐 이슈는 발생하지 않았다.)
측정 결과, 외부면의 온도는 한 장의 유리 내에서도 약 27도의 편차를 보인다. 유리의 절단면에 약간의 문제라도 있다면 응력 변형을 버텨내기 어려운 수준임에 틀림없다. 제조사에서는 유리 제조상의 결함을 입증할 수 없으니 보상이 안되고, 시공사에서는 시공 중 또는 하자이행보증 기간 내의 파손이므로 무상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니 납품 계약을 한 공사업체는 난감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열파손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하지만 여타의 조건이 모두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유리의 온도 편차를 줄일 수 있다면 발생 확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난간대 보양커버는 유리의 상부와 하부간 온도편차를 가중시킨다. 이제는 재료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의 불투명한 재료보다는 투명한 재질을 적용하여 보양한다면, 보양의 역할과 더불어 유리의 온도 편차를 줄이는데도 일익하여 불필요한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투고자 : 정도영 (KCC글라스 시가공지원팀장 / KS 인증심사원(정) / 한국판유리창호협회 기술심의 위원 / 서울시 커튼월 가이드라인 자문위원 /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 자문위원 / 대한건축사협회 온라인 교육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