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호 6/25] 판유리 업계 갈수록 심화되는 치열한 저가 경쟁 이대로 좋은가!

제 살 깎는 치킨게임에 눈물 흘리는 유리 업계 살아남기 위해 일하나? 과도한 단가 경쟁은 여기까지만…

 유리가 울고 있다. 연예인이 아닌 현재 유리 업계가 흘리는 눈물이다. 

 지속되는 건축경기 침체 속에 판유리 업계의 치열한 단가 경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KCC, 한글라스 등 국내 판유리 메이커와 수입 원판유리 공급 회사를 비롯해 판유리 가공업계도 저렴한 단가경쟁에 서둘러 참여하고 있다. 원판유리 할인율 대비 가공업계의 덤핑 출혈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유리는 비료, 시멘트와 함께 3대 기간산업 중 하나였다. 마땅히 건축물에서 판유리를 대체할 제품도 없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 건축물에서 판유리를 대체할 제품도 없어 보인다. 대체 된다면 유리저널 창호저널도 전문지 변경을 고민해야 하니 그런 신제품도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재 시장에 유통되는 원판유리와 가공 제품의 평균 및 최저 가격은 본지에서 조사하여 대부분 알고 있으나 공개하진 않는다. 일부 업체가 이를 악용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현재 시장은 힘들게 일해서 남는 구조가 아닌, 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 일하는 구조가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판유리 가공제품은 대체로 마감공사로 이어져 결제 받기도 힘들고, 때론 발주처에 놀아나기 십상이다.

 본지 기자는 최근 모 판유리 가공 회사를 취재차 방문했다. 그곳에 가공된 판유리를 찾으러 온 회사는 당시 며칠 전 부도난 회사로 메뚜기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외상 거래를 한다고 소문 난 곳이었다. 물론, 그 외상 대금은 대부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정상적으로 원판유리는 선 입금을 하고 받는 구조가 되었다. 그러나 가공한 판유리 제품은 대부분 미수금을 잔뜩 깔아주고, 회수하지 못하거나 어음이란 종이 한 장에 의지하기도 한다. 그나마 그 종이는 그동안 힘들게 쏟은 땀을 잠시 식혀주는 부채 역할을 한다. 그렇게 3개월, 5개월, 6개월 동안 잠도 못 이루는 기다림의 종이다.
 모 금속구조물 공사업체는 판유리 가공비는 총 공사비에 큰 비중이 없다며 때론 무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때 판유리 가공제품이 공급이 되지 않는다면 가장 난처한 곳인데 말이다. 판유리 업계의 단합이 필요한 때이다. 물론 공정거래법 위반이 아닌 단합을 말하는 것이다. 서울 수도권을 비롯해 제경 회사는 폐수 환경 문제로 신규 제조허가를 받기 힘들다.
 판유리 가공 시장을 주도하는 복층유리, 강화유리, 성장세가 예상되는 접합유리도 대규모 기계 투자비용과 전문 기술자 확보가 힘든 인력난을 살펴볼 때 타 업종에서 새로이 신규로 투자해서 접근하긴 힘든 구조다. 그렇다면 현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판유리 관련 회사들이 과도한 경쟁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판유리 가공설비는 적게는 수천만원, 1억, 3억, 5억, 1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넓은 제조 공장과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수십억원이 들어간다.
 수십억원을 투자하고도 가공단가는 왜 치열한 경쟁 속에 건설사, 공사업체에 이끌려 퇴보해야 하는지 모두가 고민해 볼 때다.
 본지는 판유리 관련업계가 자부심을 가지고, 제 살을 깎는 치킨게임이 계속되지 않길 기대해본다. www.glassjournal.co.kr